7월 말에 다녀온 스위스 여행 후기 마지막입니다. 아부다비 경유하는 에티하드 항공을 타고 갈 때 19시간(환승시간 4시간 포함), 올 때 17시간(환승시간 3시간 포함)이 빠지니 꽉찬 6일 일정이 나왔네요. 예전엔 5일 여름휴가 내면 7박 9일 놀 수 있었는데 6박 8일은 상대적으로 참 짧다고 느껴지네요.

오늘도 평화로운 아델보덴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야외에서 조식을 먹어봅니다. 오늘도 전 블랙커피, 짝꿍은 카푸치노네요. 커피 주문 받는 사람이 덜렁거려서 다른 테이블 커피 주문이 누락된 듯했어요. 커피 받는데 한참을 기다리시던..저희는 바로 받아서 다행이었지만요!
조식당 야외테이블 바로 옆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사람들도 있네요. 더 캠브리안 호텔 수영장 사진을 찍으려면 오전에는 8-9시 사이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조식을 늦게 먹고 수영하는 걸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체크아웃 전 호텔 근처 Tschenten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케이블카 타고 자이언트 스윙을 타고 오기로 합니다. 스위스패스 및 게스트카드를 내미니 할인해줬던 것 같고 성인 왕복 16프랑을 냈습니다. 케이블카는 매시각 15분, 30분, 45분, 정각에 출발합니다. 저희는 스위스에서 케이블카 탈 때마다, 구글 지도상으로는 시간이 정해져있는 것처럼 나오지만 막상 가보면 케이블카가 계속 순환되어 내려와서 바로 탔던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체크아웃 및 버스시간이 촉박했지만 바로 케이블카를 탈 수 있을 거라는 행복회로를 돌렸고ㅋㅋㅋㅋㅋ 9시 33분쯤 케이블카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이미 케이블카는 떠났고 9시 45분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약 8분간 케이블카를 타면 정상에 도착합니다.

저희는 오직 자이언트 스윙만을 위해 왔지만 서양 분들은 트래킹하러 오시는지 장비 제대로 갖춰서 오시더라구요. 트래킹하시는 분들을 위한 지도를 찍어봤어요.

정상은 이런 모습입니다.

트램펄린도 있는데 그냥 아무나 탈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자이언트 스윙을 타고 온 뒤 왕년의 경험을 살려 한 번 튕겨볼까 생각했는데 소똥을 밟는 바람에 ㅠㅠㅠ 패스했습니다.

카페?인듯 쉴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은데 저희가 갔을 땐 닫혀있었어요. 여기가 아마 스키 슬로프로도 운영되는 것 같은데, 겨울에 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류장에서 내려 오른 쪽으로 쭉 가면 자이언트 스윙, 즉 그네가 나옵니다. 자이언트 스윙에 가까워질수록 소똥이 아주 많이 나오고, 냄새도 납니다. 으악. 심지어 맨발에 쪼리신고 간 저는 소똥을 밟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사진 건지겠다고 32프랑(= 한화 44,000원)을 태웠는데 소똥 따위가 나를 막을쏘냐!!!!


그네는 생각보다 무서웠고, 재밌었습니다. 비탈길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네에서 떨어지는 순간 산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줄을 필사적으로 잡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줄을 세게 잡으면 사진이 안 이쁘게 나오기 때문에 실제로는 꺄악!!! 무서워!!! 라고 소리지르면서도 팔을 뻗어봅니다. 사진에 진심인 한국인 특성이 나오는듯합니다. 소가 하필이면 그네 착지 지점에 똥을 싸서 조심히 발을 굴러서 멈춰야 하는데 무서움에 휩싸여 있던 저는 아마도 소똥을 밟은 듯했습니다.... 10시 15분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약 10시 30분쯤 호텔 도착했는데 짐 후다닥 싸고 체크아웃 하고 10시 52분 버스를 탔습니다. 아델보덴 안녕-

내일 아침 취리히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마지막 날은 취리히 센트럴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기차타고 아델보덴에서 취리히를 가려면 베른을 거쳐가길래 베른에서 내린 후 코인 락커에 짐을 맡기고 2-3시간 가량 베른 구경도 했습니다(중간에 베른 기차역 근처에서 안티젠 검사도 받구요. 물가 비싼 스위스에서 안티젠 검사가 무료라 참 다행이었습니다). 베른 기차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10번 버스를 타고 장미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버스에 내려서 안티젠 결과를 확인하는데 참 심장 쫄깃하더라구요ㅎㅎㅎ 베른 장미공원은 초록색 벤치가 놓여있는 등 유럽에서 볼 수 있는 공원 느낌이었습니다. 유럽은 공원을 참 사랑하는 것 같아요.


베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보이는 장미공원. 빨간색 지붕의 건물들이 보이자 그제서야 아 내가 사랑하는 유럽에 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도 좋지만 낭만있는 구시가지의 느낌도 좋아합니다.

장미공원에서 내려가면 곰공원이 있는데 지나가다가 운좋게 곰을 보았습니다.




베른에서 점심을 뭘 먹지 고민하다가 짝꿍이 구글지도 평점만 보고 찾은 팔라펠 미모에 갔습니다. 또띠아 같은 밀가루에 야채, 치즈, 고기 등을 넣고 싸먹는 음식(예컨대 팔라펠, 타코, 케밥 등등)을 워낙 좋아하기에 기대에 차서 한 입 먹었는데 오마이갓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대표메뉴인 팔라펠에는 고기류가 들어가지 않고 야채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메인은 구운가지인듯 했는데 왜이렇게 맛있는지 계속 하나 더 시켜먹을까 고민하다가 오늘 저녁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로 약속했던걸 떠올리며 주인께 쌍따봉 날려주고 아쉬운 발걸음을 했습니다.

베른에 이쁜 상점 왜이렇게 많나요? 그리고 비를 안 맞으면서도 상점구경할 수 있게끔 건물에 처마? 같은 것이 설계되어 있는듯 했는데 꽤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우산을 구매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8. 1.이 공휴일이라 하던데 그 직전에 방문했더니 국기가 많이 걸려있네요.

베른 대성당도 들어가봤는데 경건한 분위기가 참 좋았고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다시 한 번 유럽에 왔구나 실감했습니다. 소원을 빌기 위해 1프랑을 내고 초도 켰습니다.





노점상인듯한 Waffle Bellini에서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는데 이건 또 왜 이렇게 맛있는지 순삭했네요.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초콜릿이 콕콕 박혀있는 스트라 어쩌구 맛 쿠키앤크림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취리히로 가서 센트럴 플라자 호텔에 체크인 했습니다. 신혼여행이라 했더니 침대 장식을 해줬네요. 이번 여행에서 호텔 세군데 갔고 다 신혼여행임을 밝혔는데 장식해준 곳은 여기가 유일했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트램 및 강 뷰입니다. 접근성도 좋고 느낌도 좋아서 취리히 오면 다시 방문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취리히보단 베른이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취리히는 대도시이긴 한데 여기저기 크레인 타워도 올라가 있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느낌이라 유럽 느낌이 좀 덜한 것 같더라구요.


21살 때 취리히에 잠깐 왔었는데 기억이 날까 싶었지만 10년 이상이 흐르고 왔는데도 그대로인 것 같아요.

스타벅스도 돌 건물 안에 있으니 더 이뻐보이네요.



스위스에서의 만찬을 즐기기 위해 퐁듀 집을 고르고 골랐습니다. 뢰스티에 송아지 고기가 나온다는 전통음식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퐁듀가 더 먹어보고 싶어 구글지도 평점이 좋은 Zebra bar라는 곳을 갔습니다. 여기는 관광객은 거의 안 오는 것 같고 현지인들이 오는 식당인 것 같은데 할아버지 1인 셰프가 운영하시는 곳입니다. 혹시 퐁듀에 알콜 빼줄 수 있는지 물었는데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셨어요ㅎㅎ퐁듀와 윙 모두 짰고 기대하고 먹었던 마지막 만찬이었는데 맛은 그에 미치지 못해서 상당히 아쉬웠습니다(퐁듀 음식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해요! 그래도 현지인이 가는 식당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갈 때 츄스! 하고 인사하니 무뚝뚝하던 할아버지 셰프님은 물론 테이블에서 식사하시던 4명의 현지인 분들까지 다들 엄청 좋아하시며 인사해줬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짠 맛을 달래고자 또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검색해서 갔습니다. 이 곳의 본점도 베른이라고 하던데, 베른이 젤라또 맛집인가 봅니다. 베른에서 먹었던 젤라또보다는 못한 맛이었지만 그래도 맛있는 편이었습니다.

센트럴 역 쪽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중에 찍은 사진. 이 건물이 뭐였더라...



숙소로 가고 있는데 취리히 국립박물관에서 뭔가 행사가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쿵쾅쿵쾅 음악 소리는 들리고 사람들은 들어가는데 가드가 가방검사도 하고 그러는 걸 보고 우리도 슬쩍 들어가봤더니 무사히 통과! 맥주와 음악이 어우러진 페스티벌 같았고 맥주나 만두, 팔라펠 등을 사먹을 수 있는 부스가 있었어요. 저희도 하이네켄 1병 사먹었는데 가격이 6프랑이라 써있었지만 8프랑 결제 후 병을 가져오면 2프랑 돌려준다고 했고 카드만 결제된다 하더라구요. 카드결제할 땐 태그방식으로 결제가 안 되니 카드 삽입하는 방식으로 결제하고 (우리가 영어를 잘 못 알아들어서인 것 같지만) 좀 불친절했어요 ㅠㅠㅠ 다 마시고 병 반납하니 카드 태그만 하고 몇 시간 뒤 환불될거야~했지만 결국 돌아오지 않은 2프랑..... 결제할 때만 빡세게 하고 환불할 땐 취소됐는지 확인하지도 않는 거냐!!!!

페스티벌에서 나오니 해가 지려고 해서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아름다운 스위스도 이제 마지막 밤이구나...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coop이지 하며 coop에 갔다가 오렌지 주스 기계를 발견하고 사먹었네요. 그냥 알아서 버튼 눌러서 주스 담는 방식이고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거더라구요. 저희는 몰라서 물어봤어요.
이렇게 꾸준히 후기를 쓰게될지 몰랐는데 쓰다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재미있네요.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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